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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X SRS-2020 신품 개봉기

STAX에서 1999년에 출시한 베이직 람다 세트인 SRS-2020을 입수하였다.
오래 전 구매한 이후로 창고에 박혀 있다가 최근에 꺼낸 제품이라고 한다.

상자에서 SRS-202, SRM-212, 설명서와 보증서를 꺼냈다.
약 20년의 세월이 무색하게 정말 보존이 잘 되어 있다.

SRS-202 이어 스피커. 구형 람다들은 비닐봉지가 제공되지 않는 모양이다. 비닐봉지는 2170부터 제공되었던 것일까?
이어패드 내부의 스펀지 또한 오염에 의한 열화 없이 보존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완벽한 상태는 아니었다.

SRM-212의 전면부를 찍어보았다. 새 것 답게 단 하나의 상처도 보이지 않는 것이 아주 인상적이다.

SRM-212의 후면. RCA 단자가 있다.
RCA단자의 채결은 오래되고 낡았던 이전 SRM-212에 비해 더 수월하게 이루어졌으나, 5Pin Pro-Bias 커넥터는 여전히 뻑뻑하게 들어갔다. 스탁스 베이직 앰프들은 신품과 중고에 관계없이 다들 그런 모양이다.

 

중고 SRS-2020을 처분한 뒤 새로 영입한 세트지만, 참 잘 구매했다는 생각이 든다. 1999년에 발매된 제품을 2017년에 이렇게 좋은 상태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기쁘고, 그 당시의 소리를 지금 열화 없이 듣는다는 것이 즐겁다.
SRS-2020은 중고품과 신품 모두 변함없는 람다 소리를 들려주었지만, 신품과 중고품 사이의 심리적인 간극 또한 무시할 수는 없으리라.

STAX의 헤드폰 앰프에 대한 단상

STAX사의 정전형(Electrostatic) 헤드폰을 구동하기 위해선 특별한 앰프가 필요하다. 이는 정전형 헤드폰의 구동 방식이 기존의 다이나믹 드라이버, 밸런스드 아마추어와는 다르기 때문인데, 간단히 그림으로 나타내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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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다이어프램에 580V(프로 바이어스의 경우) 혹은 230V(노멀 바이어스의 경우)의 고전압을 건다. 이제 다이어프램은 (+)로 대전된다.
그리고 양쪽의 고정 전극에 오디오 신호를 흘리면, 신호의 준위 차에 따라 전극이 대전된다. 오디오 신호의 전압이 상대적으로 낮기에 (-)로 대전되고, (+)로 대전된 다이어프램을 잡아당긴다.
한편, 반대편 전극은 전자를 잃어서 (+)로 대전되고, 마찬가지로 (+)인 다이어프램을 밀어낸다. 이러한 Push-Pull 동작이 반복되며 음압을 만들어 내는 방식이 정전 구동 방식이다.

STAX의 Pro Bias 커넥터를 보면 이 점이 명확히 드러나는데, Bias 전압과 L/R +-입력을 따로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STAX 헤드폰은 밸런스 입력을 헤드폰단까지 그대로 보내주기에 혹자는 완벽한 밸런스드 시스템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위상 반전을 통해 코먼 모드 노이즈를 제거하는 것이 밸런스드 인풋의 목적 아니었던가? 밸런스 신호를 그대로 출력한다고 어떤 이점이 있다는 말인가.

이 전용 커넥터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면, Pro Bias 커넥터는 5핀, Normal Bias 커넥터는 6핀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Normal Bias 커넥터에 Pro Bias 헤드폰을 연결해도 동작한다!
스탁스에서는 설명서에 적어 놓긴 했지만, 장시간 사용은 장비에 무리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정전형 구동 방식에 대한 이야기는 이쯤 해두고 본론인 앰프로 넘어가자.
먼저, 스탁스의 앰프 라인업은 크게 4종류로 나뉜다. (구형인 Electret 앰프는 제외하였다)
TR 방식인 베이직, 클래식 라인 앰프와 TR/진공관 하이브리드인 시그니쳐, 그리고 플래그쉽 앰프가 TR, 하이브리드 각 1종씩 존재한다.
베이직의 선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앰프가 SRM-X PRO이며, 클래식 라인 TR앰프의 시초격인 앰프가 SRM-1, 시그니쳐/플래그쉽 진공관 하이브리드의 시초격인 앰프가 SRM-T1이다.
실 예로 스탁스 헤드폰 앰프의 회로를 보면 지금까지 이 앰프들의 설계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각각 SRM-X PRO, SRM-1(사진은 MK2), SRM-T1이다.
SRM-1은 SRM-1, SRM-1/MK2, SRM-1/MK2 P.P의 3가지, SRM-T1은 SRM-T1, SRM-T1S, SRM-T1W의 3가지 종류가 존재한다.

SRM-1은 노말 바이어스 2개, SRM-1/MK2는 노말 1, 프로 1, SRM-1/MK2 P.P는 프로 바이어스 2개의 헤드폰 단자를 가진다.

그리고 SRM-T1과 T1S의 차이로는 밸런스드 입력의 유무가 있다.

SRM-T1W는 상당히 흥미로운데, 이 앰프에는 이전 그리고 이후의 스탁스 앰프에 탑재되지 않은 기능들이 들어 있다.

먼저, XLR Output 단자의 존재가 그렇다. 이 기능은 스탁스 앰프 중 SRM-Monitor와 SRM-T1W만이 가지고 있는 기능이다.
그리고 Pre-out 기능이 존재하여 스피커 시스템에서 프리앰프 대신 SRM-T1W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한 단자의 출력 바이어스 전압을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데, 이 기능 덕에 오르페우스같은 정전 구동식 헤드폰을 연결할 수 있다.
그리고 후면의 110V 전원 단자는 AC 입력의 페럴렐 출력 단자이다. 220V 기기를 사용하려면 110V-220V 변환 플러그를 사용해야 하겠지만, AC 전원을 분배할 수 있다는 굉장히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출시 당시 System-W라는 이름으로 발매되어 상당한 고가를 형성하고 있었고, 매물 자체도 많지 않기에 희귀한 편에 속하는 앰프이다.
추후 SR-404와 함께 SRS-5050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기도 했다.

SRM-X PRO의 설계를 계승하여 람다 스피릿과 같이 판매되었던 것이 SRM-Xh, SRS-2020의 앰프인 SRM-212, SRS-2050A의 앰프인 SRM-252A, SRS-2170의 앰프인 SRM-252S가 베이직 라인업의 앰프들이다.
SRM-212에서 SRM-252A로 넘어오면서 RCA Out 단자가 추가되었는데, 이 단자는 아래와 같이 병렬 연결 구조로 되어 있다.

때문에 인풋 하나, 아웃풋 하나의 단자로 운용된다고 생각해야 하며, 이는 SRM-300과 같이 다중 입력을 지원하지 않는 앰프들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또한, 베이직 계열 앰프는 전원부가 앰프에 내장되어 있지 않고 외부 어댑터로부터 전원을 공급받는데, 12V 리니어 어댑터면 사용 가능하기에 전압 개조가 필요없다는 장점이 있다.
단, 일본은 국내와 다르게 내경 핀이 (-), 외경 핀이 (+)인 구조이기에 어댑터 커넥터의 핀을 거꾸로 잡아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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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계열 앰프는 크게 특이한 점이 없다. SRM-313, SRM-323A, SRM-323S로 이어지며, 가장 최근의 제품인 SRM-353X에서 밸런스드 입력 단자가 추가되었다.
그리고 SRM-353X는 심각한 발열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그리고 TR계열 앰프는 인풋 셀렉터가 없어서 XLR과 RCA 동시 사용시 혼선이 발생한다. 스탁스에서는 한 번에 하나의 단자만 사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시그니처 라인업의 앰프였던 SRM-006tSRM-006tA, SRM-006tS의 바리에이션이 있으며, SRM-006tA부터 XLR단자의 핀 배열이 EU형식으로 바뀌었다.
또한 람다 출시 30주년 기념으로 발매된 SRM-600이 있는데, 종래의 6CG7/6FQ7 대신 ECC99 진공관을 사용하였다.
SRM-006tS는 초기 생산품은 전압 개조가 가능하나, 후기 생산품은 불가능하다.

TR 플래그쉽 라인업으로는 SRM-717, SRM-727A가 있으며, 플래그쉽 라인업부터는 스탁스 앰프의 볼륨을 바이패스 할 수 있는 점퍼를 제공한다.
SRM-006tS와 마찬가지로 SRM-727A의 후기형은 전압 개조가 불가능하다.

진공관 플래그쉽 앰프 라인업은 SRM-007t, SRM-007tA가 있으며, SRM-007tA의 수출형은 SRM-007t II라고 불린다.
SRM-727A와 마찬가지로 SRM-007tA의 후기형은 전압 개조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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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라인업들에 해당하지 않는 제품으로는 SRM-T2와 최근 출시된 SRM-T8000이 있다.

SRM-T2는 STAX SR-Ω 출시 시 함께 출시되었던 앰프로, SRM-T8000 출시 전까지 가장 높은 출력을 가지고 있었다.
최고 출력 앰프의 타이틀은 현재 SRM-T8000이 가지고 있는데, 이전의 플래그쉽 앰프와 비교하여 볼륨 바이패스 단자가 전면에 추가된 점과, 확장 슬롯이 도입되었다는 차이점이 있다.
구형 모델에서는 SRA-14S가 확장 슬롯을 가지고 있다.

이상으로 스탁스의 헤드폰 앰프들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이 글에서는 인터넷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스펙 대신, 내가 직접 겪고 깨달은 것들을 위주로 서술하려고 노력하였다.

또한, 이 목록에는 SR-Lambda Professional 이전의 헤드폰 앰프들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밝힌다. Normal Bias만을 지원하기에 활용 빈도가 극도로 떨어진다는 점과, SRD 계열 앰프의 경우 별도의 파워앰프가 필요하기에 제외하였지만, 가장 큰 이유를 꼽자면 필자가 사용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추후 더 많은 경험을 하고 난 뒤에는 노말 바이어스 앰프를 다룬 글도 작성할 수 있지 않을까?

STAX SR-Λ(람다) 사용기

2017년 현재 STAX 사의 중심 라인업이라 할 수 있는 람다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사실상 ‘스탁스’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완성한 제품이기도 하며, HRTF의 부재를 물리적으로 해결해보려고 했던 SR-Σ와 해상력을 중시하였던 SR-X 를 합친 것이 바로 SR-Λ이다.

스탁스 람다 시리즈의 계보를 정리해보자면 대략 다음과 같다. 또한, 직접 사용해본 제품에는 *을 표기하였다.

SR-Λ (1979)
최초의 람다. 노말 바이어스(230V) 사용. 진동판 두께 2µm

SR-Λ Professional* (1982)
두번째로 출시된 람다. 최초의 프로 바이어스(580V) 사용 모델. 진동판 두께 1.5µm

SR-Λ Signature* (1987)
최초로 ‘시그니처’라는 명칭 사용. 저용량 PC-OCC 케이블 사용.
진동판 두께는 1µm으로 현재까지의 람다 중 가장 얇다.

SR-Λ Spirit (1992)
현재의 베이직 모델의 모태가 된 제품이다.

SR-Lambda Nova Basic / Classic / Signature (1994)
SR-x07시리즈까지 이어진 베이직, 클래식, 시그니처 라인업을 정립한 모델.
시그니처 라인업의 특징인 고용량 PC-OCC 케이블, 가죽 헤드밴드가 채용된것도 노바 시그니처가 최초이다.

SR-202 Basic* / 303 Classic / 404 Signature* (1999)
노바 시리즈의 마이너 체인지. 사진은 SR-202이다.
특별한 제품으로 람다 출시 30주년 기념 제품인 SR-404 Limited가 있다.

SR-207 Basic* / 307 Classic / 407 Signature* (2010)
x0x시리즈의 마이너 체인지. 이어패드의 먼지 필터가 스펀지에서 매쉬 재질로 바뀌었고, 진동판의 고정을 위한 구조물이 추가되었다.
사진은 SR-207이다.

 

SR-507* (2011)
SR-404 Limited의 가죽 이어패드를 조금 바꾸고, 높이 조절이 가능한 새로운 해드밴드를 탑재하여 나온 플래그쉽 람다이다.
사실상 이 제품부터 Basic-Classic-Signature로 이어지는 라인업이 무너졌다고 볼 수 있다.

Advanced Lambda SR-L300 / 500/ 700* (2016)
스탁스가 중국의 Edifier에 인수되고 난 뒤 출시된 최초의 람다이다.
이름부터 어드밴스드가 붙었지만, 이어패드의 개악, 제품 단가 상승 등으로 좋은 소리는 못 듣는 라인업이다.
이어패드의 부착 방법이 양면 테이프에서 푸쉬핀 방식으로 변경되었으며, L500부터는 SR-507의 헤드밴드를 사용한다.

 

람다 프로, 시그니처부터 L700에 이르기까지, 많은 람다를 경험해보았고, 그 덕분에 깨닫게 된 것 중 하나는 람다간의 차이는 미미하다는 점이었다.
분명히 오래 된 람다와 현행 람다간의 소리 차이는 있었지만, 개인의 성향에 따라 선호가 달라질 수준이지 커다란 차이가 나지는 않았으며
무엇보다 이것이 본래의 차이인지, 단순히 경년 열화에 따른 결과인지 판단할 방법이 없다는 부분이 치명적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하게 알게 된 것은, 람다의 극저역 표현은 이어패드와 머리 사이의 밀폐 정도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는 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구형 람다를 가져오더라도 아크가 열화된 이상 신형 람다의 저음을 따라올 수는 없다.
또한, SR-507부터는 헤드밴드의 장력이 약해져서 머리가 작을 경우 밀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SR-507이 분명 만듦새는 좋지만 소리가 좋지 않으면 무슨 소용일까?
청감상 유의미한지도 알 수 없는 고용량-은도금 PC-OCC보다는 체감이 확실히 되는 저역 표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신품 SR-207에 정착하게 되었는데, 나에게는 이놈이 가장 밀폐가 잘 되고, 깔끔한 저음을 들려주는 것 같다.
가장 좋은 것은 신품 SR-407이지만, 단종 이후로 아직 신품을 본 적은 없다. 만약 언젠가 보게 된다면 하나쯤 구매하리라 벼르고 있다. 물론 지금은 SR-Λ를 구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또한, 스탁스 람다는 같은 세대라면 소리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SR-307부터 ‘507과 동일한 유닛 사용!’ 이라는 멘트를 붙여놓기는 했지만, 207-507 비교 청음을 했을 때도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었다.
고로 가성비를 따진다면 베이직 람다가 가장 좋은 선택인 셈.
그리고, 스탁스에서는 헤드밴드 어셈블리를 따로 판매하기에 구형 람다에 새 해드밴드를 끼우는 방법으로 아크 장력을 되살릴 수 있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구형 람다를 가지고 있다면, 한번 해드밴드만을 따로 구매해보기를 권한다. 아마도 전혀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STAX SRM-X/PRO 개봉기

이번에 구매하게 된 제품은 STAX사에서 1990년에 생산하였던 제품인 SRM-X PRO이다.
본래 SR-Lambda Pro와 같이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생산되었던 제품이며, 특이하게도 전용 파우치와 배터리 팩(별매)을 이용하여 휴대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사실, SRM-X PRO만이 이러한 컨셉을 가졌던 것은 아닌데, 동시기에 함께 생산되었던 SRD-X Professional 또한 휴대 가능하였으며, 3.5mm 미니 잭 연결을 지원하였다.

차이점이 있다면, SRM-X PRO는 전원 공급을 위해 전용 배터리 팩을 이용하였지만, SRD-X Pro는 C형 전지 8개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또한, 내부적으로 승압을 위해 트랜스를 이용하기에 SRD라는 명명이 붙은 것으로 보이나, 종래의 SRD-* 기기들이 파워앰프의 출력으로 정전형 헤드폰을 구동하기 위한 장비였기에 혼동의 여지가 있다.

SRM-X PRO의 계보에 대해선 여기까지 이야기하도록 하고, 구성품을 살펴보자.

정말 운이 좋게도 모든 구성품이 누락 없이 보존된 제품을 구할 수 있었다.

시계방향으로 앰프 본체, 보증서, 어댑터, RCA-3.5mm 케이블, TV 수상기와 연결하는 무엇인가(?), 사용 설명서, 제품 상자이다.

어댑터는 작은 상자 안에 들어있으며, 특히 박스 상단에 ‘TV 수상기, FM튜너와 연결’이라고 적혀있던 정체 불명의 커넥터는 정확히 무엇인지 파악할 수 없었다.
SRM-X PRO를 사용하셨던 다른 분의 말에 따르면, 220V 제품은 작은 상자 2개가 아닌, 어댑터 상자와 작은 스티로폼 덩어리가 있었다고 하는데, 어쩌면 스탁스 순정 파츠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용설명서 부분을 확대해 보았다. 옵션 배터리가 눈에 들어온다.
우측 커넥터의 정체를 아시는 분은 댓글로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다.

SRM-X PRO의 사용 설명서를 촬영해 보았다. ‘8시간 충전으로 2시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지금 기준으로 보면 참 흉악한 성능을 가진 배터리 팩이 눈에 들어온다.
여담이지만, 해당 배터리 팩의 모델명은 BPS-600으로, SRM-X PRO와는 나사로 채결되며 Ni-Cd 배터리를 사용하는 제품이다.

실제로 결합을 하면 이렇게 된다. 음.. 나름 일체감이 있지 않은가?

정면 사진이다. 후면 RCA 포트가 가려지기 때문에 전면의 3.5mm 포트에 잭을 연결해야만 한다. 전용 파우치의 생김새를 보면 알겠지만, 휴대시에는 후면 입력을 사용하지 않도록 디자인되었다.

이 추가용 배터리 팩 BPS-600에 대해서는 언젠가 다시 다룰 날이 오리라고 믿는다. 물건은 구했으나 내부 상태가 워낙 처참해야 말이지…
BPS-600은 전체적으로 오버홀을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 녀석을 들인 소감과 함께 마무리를 지을까 한다.

내가 스탁스에 입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웃도어에서도 스탁스 헤드폰을 사용할 수 있는 앰프가 있다는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물론 좋게 봐줘도 예쁘게 생기지는 않은 람다를 쓰고 밖에 나갈 생각은 없었지만, 그래도 흥미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 때 접했던 것이 바로 SRD-X와 SRM-X PRO였다.
그로부터 조금 더 지나, 우연찮은 기회로 이 녀석과 배터리 팩을 구하고 나니, 그래도 한번은 이 두 녀석과 (그리고 람다와) 함께 밖을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아직은 조금 먼 미래이지만 말이다.

SRM-X PRO는 참 매력적인 제품이다. 노멀 바이어스와 프로 바이어스를 동시에 탑재한 앰프 중 가장 작은 사이즈를 가졌다는 점과, 스탁스에서 유이하게 3.5mm 잭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참 마음에 든다.
그리고 SRM-X PRO는 현행 베이직 앰프의 시초가 되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만들어진 앰프 중 가장 작은 사이즈를 가졌으며, 지금의 베이직도 동일한 크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당시에는 프로를 위한 휴대성에 중점을 두고 개발하였겠지만, 그 결과가 지금의 엔트리 모델로 이어졌으니 어찌 보면 아이러니한 일이 아닌가.

시대가 그만큼 달라진 것이리라.. 이렇게 스탁스의 족적을 되짚어 올라갈수록, 스탁스는 과거의 영광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짙어진다.
최초의 정전형 헤드폰을 개발하고 약 50년, 아직 스탁스는 살아 있지만, 과연 10년, 20년 뒤에도 남아있을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회사이기에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지만, 현재 음향 장비의 트랜드를 따라가기에는 정전형 진동판이라는 기술은 너무나 하이 코스트이며, 불편하다.
이 근본적인 한계를 뒤집지 못하는 이상은 생존이 힘들지 않을까? 이러한 부정적인 생각이 앞선다.

미래에는 음악과 소리를 즐기는 오디오파일들이 더 많아져서, 정전형의 매력을 더 많은 이들이 알아주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STAX SR-Λ Signature와 ED-1 Signature. 그리고 Equalizer APO

 

일본의 정전형(Electrostatic) 헤드폰 제조업체인 STAX.
최근 들어 이 회사에서 만드는 헤드폰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전 들인 것이 바로 1987년 출시된 SR-Λ Signature이다.

많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아직 멀쩡히 소리를 내 주는 것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1960년에 출시된 최초의 정전형 헤드폰, SR-1을 들어볼 기회가 있었는데, 무려 반세기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소리를 잘 내주는 터무니없는 내구성에 경악했었다.

흔히 정전형 헤드폰은 내구성이 약하고 관리가 힘들다고들 하는데, 적어도 나의 경험은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아주 활발한 중고거래를 감안하면 아마도 대부분의 실사용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QUAD사를 필두로 하는 정전형 스피커에서의 경험이 정전형 헤드폰의 평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가 추측해본다.

 

그리고, 이 포스트를 작성하게 된 계기인 ED-1 Monitor(이하 ED-1)에 대해 잠깐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ED-1이란 람다 프로의 주파수 응답을 확산 음장(Diffuse-Field Responses)에 맞게 보정하고자 개발된 하드웨어 EQ로, 1988년 발매되었다.
그리고 람다 시그니처의 발매 이후, ED-1의 주파수 응답 특성을 람다 시그니처에 맞춘 ED-1/Signature가 1989년에 발매되었다.

본래 람다 베이직/404 시그니처를 사용할 때는 그리 구미가 당기지 않았던 녀석들이나, 람다 시그니처를 들이고 나니 구형 람다에 적용하였을 때의 소리가 참 궁금해지는 것이 아니던가?
그리하여 ED-1을 적용할 방법을 찾아보게 되었다. 물론, 매물도 잘 안 나오거니와 가격 또한 비싼 하드웨어 이퀄라이저를 직접 구매하려는 것은 아니었고, Head-Fi에서 누군가가 ED-1의 응답 특성을 모의한 Impulse Response를 올려 준 것을 사용하였다.

Stax ED-1 and ED-5 EQs emulation (Head-Fi.org)

여기서 ED-1 Monitor와 ED-1/Signature의 Impulse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을 적용하기 위하여 처음 이용한 것이 Foobar2000의 Convolver Plugin이었다.



이 플러그인은 훌륭하게 동작해 주었지만, 메인 음악 플레이어가 iTunes인 관계로 한계를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발견한 것이 윈도에 전역 EQ를 걸어줄 수 있는 Equalizer APO이다.

Equalizer APO의 사용 방법은 참 간단하다. 설치한 뒤 Configuration Editor을 열고, 필터에서 Convolver를 추가해주면 끝.

사소한 문제가 있다면, 스피커와 헤드폰을 전환할 때마다 설정을 켜고 끄는 작업을 해 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추후 이것을 자동화할 방법을 구상해 보아야겠다. 변경 방법은 설정 텍스트 파일에 주석처리를 해주면 되는데, 설정 리로드는 어떻게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