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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X SRS-2020 신품 개봉기

STAX에서 1999년에 출시한 베이직 람다 세트인 SRS-2020을 입수하였다.
오래 전 구매한 이후로 창고에 박혀 있다가 최근에 꺼낸 제품이라고 한다.

상자에서 SRS-202, SRM-212, 설명서와 보증서를 꺼냈다.
약 20년의 세월이 무색하게 정말 보존이 잘 되어 있다.

SRS-202 이어 스피커. 구형 람다들은 비닐봉지가 제공되지 않는 모양이다. 비닐봉지는 2170부터 제공되었던 것일까?
이어패드 내부의 스펀지 또한 오염에 의한 열화 없이 보존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완벽한 상태는 아니었다.

SRM-212의 전면부를 찍어보았다. 새 것 답게 단 하나의 상처도 보이지 않는 것이 아주 인상적이다.

SRM-212의 후면. RCA 단자가 있다.
RCA단자의 채결은 오래되고 낡았던 이전 SRM-212에 비해 더 수월하게 이루어졌으나, 5Pin Pro-Bias 커넥터는 여전히 뻑뻑하게 들어갔다. 스탁스 베이직 앰프들은 신품과 중고에 관계없이 다들 그런 모양이다.

 

중고 SRS-2020을 처분한 뒤 새로 영입한 세트지만, 참 잘 구매했다는 생각이 든다. 1999년에 발매된 제품을 2017년에 이렇게 좋은 상태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기쁘고, 그 당시의 소리를 지금 열화 없이 듣는다는 것이 즐겁다.
SRS-2020은 중고품과 신품 모두 변함없는 람다 소리를 들려주었지만, 신품과 중고품 사이의 심리적인 간극 또한 무시할 수는 없으리라.

STAX SR-Λ(람다) 사용기

2017년 현재 STAX 사의 중심 라인업이라 할 수 있는 람다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사실상 ‘스탁스’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완성한 제품이기도 하며, HRTF의 부재를 물리적으로 해결해보려고 했던 SR-Σ와 해상력을 중시하였던 SR-X 를 합친 것이 바로 SR-Λ이다.

스탁스 람다 시리즈의 계보를 정리해보자면 대략 다음과 같다. 또한, 직접 사용해본 제품에는 *을 표기하였다.

SR-Λ (1979)
최초의 람다. 노말 바이어스(230V) 사용. 진동판 두께 2µm

SR-Λ Professional* (1982)
두번째로 출시된 람다. 최초의 프로 바이어스(580V) 사용 모델. 진동판 두께 1.5µm

SR-Λ Signature* (1987)
최초로 ‘시그니처’라는 명칭 사용. 저용량 PC-OCC 케이블 사용.
진동판 두께는 1µm으로 현재까지의 람다 중 가장 얇다.

SR-Λ Spirit (1992)
현재의 베이직 모델의 모태가 된 제품이다.

SR-Lambda Nova Basic / Classic / Signature (1994)
SR-x07시리즈까지 이어진 베이직, 클래식, 시그니처 라인업을 정립한 모델.
시그니처 라인업의 특징인 고용량 PC-OCC 케이블, 가죽 헤드밴드가 채용된것도 노바 시그니처가 최초이다.

SR-202 Basic* / 303 Classic / 404 Signature* (1999)
노바 시리즈의 마이너 체인지. 사진은 SR-202이다.
특별한 제품으로 람다 출시 30주년 기념 제품인 SR-404 Limited가 있다.

SR-207 Basic* / 307 Classic / 407 Signature* (2010)
x0x시리즈의 마이너 체인지. 이어패드의 먼지 필터가 스펀지에서 매쉬 재질로 바뀌었고, 진동판의 고정을 위한 구조물이 추가되었다.
사진은 SR-207이다.

 

SR-507* (2011)
SR-404 Limited의 가죽 이어패드를 조금 바꾸고, 높이 조절이 가능한 새로운 해드밴드를 탑재하여 나온 플래그쉽 람다이다.
사실상 이 제품부터 Basic-Classic-Signature로 이어지는 라인업이 무너졌다고 볼 수 있다.

Advanced Lambda SR-L300 / 500/ 700* (2016)
스탁스가 중국의 Edifier에 인수되고 난 뒤 출시된 최초의 람다이다.
이름부터 어드밴스드가 붙었지만, 이어패드의 개악, 제품 단가 상승 등으로 좋은 소리는 못 듣는 라인업이다.
이어패드의 부착 방법이 양면 테이프에서 푸쉬핀 방식으로 변경되었으며, L500부터는 SR-507의 헤드밴드를 사용한다.

 

람다 프로, 시그니처부터 L700에 이르기까지, 많은 람다를 경험해보았고, 그 덕분에 깨닫게 된 것 중 하나는 람다간의 차이는 미미하다는 점이었다.
분명히 오래 된 람다와 현행 람다간의 소리 차이는 있었지만, 개인의 성향에 따라 선호가 달라질 수준이지 커다란 차이가 나지는 않았으며
무엇보다 이것이 본래의 차이인지, 단순히 경년 열화에 따른 결과인지 판단할 방법이 없다는 부분이 치명적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하게 알게 된 것은, 람다의 극저역 표현은 이어패드와 머리 사이의 밀폐 정도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는 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구형 람다를 가져오더라도 아크가 열화된 이상 신형 람다의 저음을 따라올 수는 없다.
또한, SR-507부터는 헤드밴드의 장력이 약해져서 머리가 작을 경우 밀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SR-507이 분명 만듦새는 좋지만 소리가 좋지 않으면 무슨 소용일까?
청감상 유의미한지도 알 수 없는 고용량-은도금 PC-OCC보다는 체감이 확실히 되는 저역 표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신품 SR-207에 정착하게 되었는데, 나에게는 이놈이 가장 밀폐가 잘 되고, 깔끔한 저음을 들려주는 것 같다.
가장 좋은 것은 신품 SR-407이지만, 단종 이후로 아직 신품을 본 적은 없다. 만약 언젠가 보게 된다면 하나쯤 구매하리라 벼르고 있다. 물론 지금은 SR-Λ를 구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또한, 스탁스 람다는 같은 세대라면 소리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SR-307부터 ‘507과 동일한 유닛 사용!’ 이라는 멘트를 붙여놓기는 했지만, 207-507 비교 청음을 했을 때도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었다.
고로 가성비를 따진다면 베이직 람다가 가장 좋은 선택인 셈.
그리고, 스탁스에서는 헤드밴드 어셈블리를 따로 판매하기에 구형 람다에 새 해드밴드를 끼우는 방법으로 아크 장력을 되살릴 수 있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구형 람다를 가지고 있다면, 한번 해드밴드만을 따로 구매해보기를 권한다. 아마도 전혀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