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X SRM-X/PRO 개봉기

이번에 구매하게 된 제품은 STAX사에서 1990년에 생산하였던 제품인 SRM-X PRO이다.
본래 SR-Lambda Pro와 같이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생산되었던 제품이며, 특이하게도 전용 파우치와 배터리 팩(별매)을 이용하여 휴대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사실, SRM-X PRO만이 이러한 컨셉을 가졌던 것은 아닌데, 동시기에 함께 생산되었던 SRD-X Professional 또한 휴대 가능하였으며, 3.5mm 미니 잭 연결을 지원하였다.

차이점이 있다면, SRM-X PRO는 전원 공급을 위해 전용 배터리 팩을 이용하였지만, SRD-X Pro는 C형 전지 8개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또한, 내부적으로 승압을 위해 트랜스를 이용하기에 SRD라는 명명이 붙은 것으로 보이나, 종래의 SRD-* 기기들이 파워앰프의 출력으로 정전형 헤드폰을 구동하기 위한 장비였기에 혼동의 여지가 있다.

SRM-X PRO의 계보에 대해선 여기까지 이야기하도록 하고, 구성품을 살펴보자.

정말 운이 좋게도 모든 구성품이 누락 없이 보존된 제품을 구할 수 있었다.

시계방향으로 앰프 본체, 보증서, 어댑터, RCA-3.5mm 케이블, TV 수상기와 연결하는 무엇인가(?), 사용 설명서, 제품 상자이다.

어댑터는 작은 상자 안에 들어있으며, 특히 박스 상단에 ‘TV 수상기, FM튜너와 연결’이라고 적혀있던 정체 불명의 커넥터는 정확히 무엇인지 파악할 수 없었다.
SRM-X PRO를 사용하셨던 다른 분의 말에 따르면, 220V 제품은 작은 상자 2개가 아닌, 어댑터 상자와 작은 스티로폼 덩어리가 있었다고 하는데, 어쩌면 스탁스 순정 파츠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용설명서 부분을 확대해 보았다. 옵션 배터리가 눈에 들어온다.
우측 커넥터의 정체를 아시는 분은 댓글로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다.

SRM-X PRO의 사용 설명서를 촬영해 보았다. ‘8시간 충전으로 2시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지금 기준으로 보면 참 흉악한 성능을 가진 배터리 팩이 눈에 들어온다.
여담이지만, 해당 배터리 팩의 모델명은 BPS-600으로, SRM-X PRO와는 나사로 채결되며 Ni-Cd 배터리를 사용하는 제품이다.

실제로 결합을 하면 이렇게 된다. 음.. 나름 일체감이 있지 않은가?

정면 사진이다. 후면 RCA 포트가 가려지기 때문에 전면의 3.5mm 포트에 잭을 연결해야만 한다. 전용 파우치의 생김새를 보면 알겠지만, 휴대시에는 후면 입력을 사용하지 않도록 디자인되었다.

이 추가용 배터리 팩 BPS-600에 대해서는 언젠가 다시 다룰 날이 오리라고 믿는다. 물건은 구했으나 내부 상태가 워낙 처참해야 말이지…
BPS-600은 전체적으로 오버홀을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 녀석을 들인 소감과 함께 마무리를 지을까 한다.

내가 스탁스에 입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웃도어에서도 스탁스 헤드폰을 사용할 수 있는 앰프가 있다는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물론 좋게 봐줘도 예쁘게 생기지는 않은 람다를 쓰고 밖에 나갈 생각은 없었지만, 그래도 흥미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 때 접했던 것이 바로 SRD-X와 SRM-X PRO였다.
그로부터 조금 더 지나, 우연찮은 기회로 이 녀석과 배터리 팩을 구하고 나니, 그래도 한번은 이 두 녀석과 (그리고 람다와) 함께 밖을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아직은 조금 먼 미래이지만 말이다.

SRM-X PRO는 참 매력적인 제품이다. 노멀 바이어스와 프로 바이어스를 동시에 탑재한 앰프 중 가장 작은 사이즈를 가졌다는 점과, 스탁스에서 유이하게 3.5mm 잭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참 마음에 든다.
그리고 SRM-X PRO는 현행 베이직 앰프의 시초가 되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만들어진 앰프 중 가장 작은 사이즈를 가졌으며, 지금의 베이직도 동일한 크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당시에는 프로를 위한 휴대성에 중점을 두고 개발하였겠지만, 그 결과가 지금의 엔트리 모델로 이어졌으니 어찌 보면 아이러니한 일이 아닌가.

시대가 그만큼 달라진 것이리라.. 이렇게 스탁스의 족적을 되짚어 올라갈수록, 스탁스는 과거의 영광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짙어진다.
최초의 정전형 헤드폰을 개발하고 약 50년, 아직 스탁스는 살아 있지만, 과연 10년, 20년 뒤에도 남아있을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회사이기에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지만, 현재 음향 장비의 트랜드를 따라가기에는 정전형 진동판이라는 기술은 너무나 하이 코스트이며, 불편하다.
이 근본적인 한계를 뒤집지 못하는 이상은 생존이 힘들지 않을까? 이러한 부정적인 생각이 앞선다.

미래에는 음악과 소리를 즐기는 오디오파일들이 더 많아져서, 정전형의 매력을 더 많은 이들이 알아주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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